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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Island_Prologue 끝섬_프롤로그, 2021

이 작업은 2014년부터 해왔던 <랑랑>프로젝트와 <끝섬>을 잇는 작업으로서, 한강의 여러 섬들을 지나 마지막에 <끝섬>에 도달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관객 인터렉션의 게임형식의 웹전시(www.outsideinside.kr)의 마지막 여정이다. 나는 한강을 주제로 했던<랑랑>프로젝트를 통해 강이 서울의 남과 북을 분리시키고 있음을 보았고, 직접 한강을 도강하고는 강 곳곳에 남겨진 조상들의 역사 뿐 아니라 도시바깥으로 밀려난 수많은 유기체들 또한 발견하게 되었다. 그리고 강은 인간과 비인간이 분리됨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었음을 새롭게 깨달았다. 이 작업은 3D그래픽 작업을 통해 한강의 오리배를 타고 마주친 물 속의 구멍을 따라 <끝섬>이라는 멸종동물이 있는 가상의 섬에 도달하기까지의 여정을 담으며, 이 작업을 계기로 행성적 사고를 기반으로 한 지구의 다른 유기체들과의 공생, 다종다양한 세계의 얽힘으로 작업의 세계관이 확장한다.

<작가노트에서 발췌>

나는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 서울이라는 땅을 디디고 서있다. 서울 토박이인 나는 어릴적부터 지하철을 타고 오가며 도시의 가장 중심에 흐르는 한강을 보면서 자라왔다. 그러나 손에 물 한번 닿아 본 적없는 한강은 내게는 결코 접촉할 수 없는 바깥의 세계였다. ‘접근 금지 구역’ 팻말을 넘어가면 비로소 만날 수 있는 넓디 넓은 물결은 낮과 밤, 다른 계절마다 푸르고 노랗고 검은 색이 되었다가, 비가 오지 않고 물이 흐르지 않는 날에는 초록색,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회색빛이 되는 강이다.

물에 첨벙 뛰어들면, 나는 다른 존재들과 살을 맞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물에 살을 맞대고 사는 여러 물살이들, 흔들리는 해초들 모두는 그 넘실거리는 세계에 자신의 몸을 맡기고 있다. 그러한 미끄러운 물성을 이기려하지 않고, 단지 몸을 그 흔들거림에 맡긴다면, 우리는 유연하게 다른 세계로 넘어갈 수 있다. 강과 땅의 경계에 있는 ‘접근 금지 구역’ 팻말을 넘어, 물결의 흔들림을 타고, 여러 한강의 섬들을 지나 계속 흐르는대로 가다가 보면 다른 차원으로 가는 지름길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멀리 떨어진 두 지점을 직접 연결하여 시간 여행의 수단을 제공하는 시공간의 굴곡 개념, ‘웜홀’을 들어보았는가? 픽션 속 이야기 같은가?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충분히 가능한 물리학 개념이다. 과학은 때로 그 어떤 상상의 이야기보다 더 비현실적이다.

물 속과 물 바깥의 경계는 단지 얇은 ‘막’일 뿐이다. 찰랑거리는 그 경계를 넘어서면 우리는 깊이라는 하나의 축을 더해 새로운 세계로 입장하게 된다. 시선은 얇고 납작한 3D의 알맹이 없는 표면들을 통과하여 마침내 구멍의 끝인 <끝섬>에 도착하고, 끝은 시작이 된다.

편집, 제작: 정혜정
음악, 사운드: 조은희
타이틀 디자인: 박도환
번역: 박재용
후원: 서울문화재단,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끝섬_프롤로그 End Island_Prologue, Single channel video, 3D animation, FHD, 3'18", color, sound,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