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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quid Person 액체인간, 2021

단채널 영상 <액체인간>은 질병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나는 어느 날 '장미색 비강진'이라는 원인불명의 병을 진단받았고, 나의 신체를 공유하며 사는 작은 존재들에 대해 재인식하게 되며 만든 영상이다. 카메라의 시선은 액체로 된 몸 속을 탐험한다. 몸 속이라는 ‘공간’이라는 축에서 마치 바다와 같은 액체성을 가진 몸의 공간을 유영하며, 산호와 내장 장기, 미생물과 바이러스 같은 미시적 존재들을 그리며 신체의 스케일에 대한 감각을 다르게 인식하도록 한다.

다종다양한 존재들과 ‘함께 잘 지내기’위한 방법을 작가의 목소리로 독백하는 사운드를 배경으로 서사가 진행되는데, 목소리는 서라운드 사운드로 양쪽에 약간의 시차를 두고 플레이되게 하여 하나이지만 여럿인 존재가 몸 안에 공존하는 것을 청각적으로도 구현한다.

<끝섬>의 영상의 마지막이 모든 것에 물에 잠기며 끝이 난다면, <액체인간>은 물로 가득찬 세계에서 출발하여 영상의 마지막에 ‘클라인의 병’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카메라의 시선이 액체인간의 몸 바깥으로 나갔을 때 다시 어떤 몸의 내부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액체인간>과 <끝섬>영상 작업 안에는 한 아이가 등장한다. 3D애니메이션에서 2D 드로잉 선으로 된 이 아이는 배경과 이질적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다. <끝섬>에서는 때때로 등장하여 섬을 가로지르며, 자신의 텅 빈 몸 안에 다른 생물종들과 풍경들을 투과시킨다. 영상의 마지막에 섬이 물로 가득 차오르며 텅 비어있던 아이의 몸도 액체로 가득차게 되는데, <액체인간>영상을 보면 액체로 된 몸의 외곽선이 납작한 선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액체인간>의 몸속이 <끝섬>에 나오는 아이의 몸과 동일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작업의 세계관은 ‘아이’를 매개로 하여 현미경과 망원경 사이를 오가며, 안과 바깥을 가로지르며 순환하고 있다.

편집, 제작: 정혜정
음악, 사운드: 조은희
타이틀 디자인: 박도환
번역: 박재용
후원: KH바텍 페리지 갤러리

액체인간 Liquid Peron, single channel video, 3D animation, FHD, 5'22", color, sound, 2021